책임지고 해내겠다
“책임지고 해내겠다”…‘UDT 전설’ 마지막 통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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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완전히 다 마치겠다.함수 객실을 전부 탐색하고 나오겠다.실종 장병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으니 내가 책임지고 해내겠다.” 지난 30일 천안함 실종 장병을 찾으러 나섰다 순직한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폭파대(UDT) 요원 고(故) 한주호(53) 준위가 바다에 들어가기 직전 동료 구조대원과 ‘마지막 통화’에서 UDT 최고참 요원으로서 책임감을 되뇌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숙연케 한다.
UDT동지회 특임사업단 유호창(52) 부단장은 3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형(한 준위)이 어제 점심 시간에 전화를 걸어와 ‘오늘 내가 물에 들어가서 함수 객실을 전부 탐색하고 오겠다’고 했다”고 전하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고인의 수도공고 1년 후배인 유 부단장은 한때 군생활까지 함께 한 인연 등으로 고인과 지금까지 ‘형님,아우’ 할 정도로 막역한 관계를 이어왔다고 한다. 유 부단장은 “위험하게 왜 그럽니까.무리하지 마세요”라며 말렸지만 한 준위는 “통로가 확보됐으니 빨리 구조해야겠다.실종자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으니 책임지고 해내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했다.
민간 동지회원으로 수색작전에 나선 유 부단장은 숙소에서 점심식사를 했고 현역인 한 준위는 오전 작전을 끝낸 뒤 선상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바다에 뛰어들기 직전이었다. 그는 “오늘 마치겠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했는데 통화를 마친 뒤 2시간 지나고서 형이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하루에 서너번 씩 물에 들어가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인데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이 지극했다”고 고인을 기렸다. 유 부단장은 고인이 부사관 시절 병사들을 따뜻하게 보살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포항에서 훈련하던 어느날 공중점프를 하다가 다리를 다쳤는데 중사이던 형님이 당직을 서면서 날 불렀다.병사는 쓸 수 없는 조그만 목욕탕에 들어가서 몸을 풀라고 하셨다”고 옛일을 떠올렸다.
이어 “나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인데 뜨거운 물에 담갔더니 거짓말처럼 다리가 나았다.형님은 교관 생활을 오래 해 늘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고인의 비운을 더욱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 |